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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터이야기


작성일 : 09-10-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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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컬럼] 대곡교회가 보고 싶습니다.
 글쓴이 : 이강덕
(조회 : 1,929)  

대곡교회가 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의 앞에 펼쳐진 주님의 숲에 지친 당신이 찾아온다면 숲은 두 팔을 벌려"

갑자기 무슨 소린가 하실 것 같습니다. 제 휴대폰의 컬러링 찬양입니다. 지난 목요일, 아침 사무실에 막 출근을 했는데 휴대폰에서 찬양 소리가 들렸습니다. 휴대폰에 뜬 전화번호는 경상남도 지역번호의 전화였습니다. 경상남도에 지인이 많은 편이라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여기 밀양 택배 회사인데요, 택배 보내셨지요?', '네 그렇습니다.', 교회에 사람이 없어서 받는 분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확인하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를 받고 곧바로 담임목사 원형셀에서 섬기고 있는 대곡교회에 추석명절을 맞이해서 관심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보내 준 제천사과를 기사가 속한 택배 회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사가 현장에 택배를 가지고 갔는데 사람이 없어서 전달과정을 분명히 하려고 저에게 까지 전화를 한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난 뒤에 갑자기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내 나이 29세, 세상 물정 정말 모르는 신출내기 갓 전도사의 신분으로 단독목회라는 것을 하기 위해 물설고, 낯설고, 말 설은 땅 밀양의 한 깡촌에 위치해 있었던 대곡교회로 부임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촌에 있는 모든 가구를 다 합해도 100가구가 채 되지 않던 전형적인 소규모 농촌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3년의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한 수순이었기에 거절할 수 없었던 농촌에서의 3년은 종에게 지금도 진한 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말로 열악한 생활환경이었지만 그곳에서의 처녀 목회는 실로 아름다웠습니다. 때 묻지 않은 성도들의 아름다운 헌신, 계산하지 않는 신앙생활, 척박했지만 주의 종을 온 맘 다해 사랑했던 순결성을 지닌 교우들, 3년의 목회 여정에 단 한 번도 주의 종에 말에 아니요 하지 않던 교우들, 새벽에 간혹 못 일어나는 젊은 담임교역자가 단잠에서 깰까봐 교회 문을 소리 없이 여닫고 목사 없이 새벽제단을 쌓던 노집사님들, 촌스럽기 짝이 없는 넥타이를 보리 추수 후에 첫 열매의 선물로 담임목사 생일선물이라고 가져와 수줍게 내놓던 지금은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집사님, 연탄 보일러였기에 일주일마다 쌓이는 연탄재를 읍내에서 살다가 토요일에 집으로 들어와 함께 발로 사택 연탄재를 짓밟으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머슴아 같은 여학생이 이제는 시집을 갔다고 하니 세월이 여삼추와 같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단독목회를 마치고 교회를 떠나야 하는 2주 어간 교우들과 이별의 아쉬움으로 흘렸던 눈물이 그 얼마였는지. 동네 아지매들은 대곡교회의 신자들은 집단으로 벌에 쏘였다고 놀려대던 그 때가 있었습니다. 목회가 이런 것인데. 목양이 이래야 되는데. 목양의 현실은 날이 갈수록 달이 갈수록 왜 이리 견고한 성과 같아지는지. 개척 후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직전교회에서는 힘이 들었지만, 직전교회에서는 생각도 하기 싫은 전쟁터에서 살았지만 이제 처녀목회지에서 경험했던 그 사랑과 은혜의 회복이 우리 세인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에 못내 눈물겹습니다.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를 하나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훗날 천상병님이 '귀천'에서 고백했던 것처럼 하나님께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의 고백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곡교회가 오늘따라 무척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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