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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터이야기


작성일 : 21-06-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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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컬럼] 지방회 모임 공문을 받고서
 글쓴이 : 이강덕
(조회 : 305)  


 

이제 교단에 가입한지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늘그막에 타 교단 목사가 교단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마쳐야 하는 소정의 교육도 마쳤고, 기도 제목이었던 교단 부교역자 청빙도 마쳤고, 상회비 납부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금년 초에는 11년 만에 아주 낯설어진 지방회라는 이름의 정회(停會) 참석도 했으니 이제는 교단 소속 목사가 된 것이 분명합니다. 잊어질만했던 교단의 생리가 제 목회의 전면에 다시 부각되어 생소했지만 기성 교단에서 21년 사역을 했던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대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 다행입니다. 헌데 복병이 한 마리 나타났습니다. 지방회 교역자 모임입니다. 몇 주 전에 지방회에서 공문 하나를 받았습니다. 지방회 교역자 정기 월례회 공문입니다.

일시: 2021629일 오전 1130, 장소: 부산 오륙도 교회

, 마이 갓!

지방회 목회자 월례회 장소가 부산 오륙도 교회라는 공문을 받고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졌습니다. 연초, 정기 지방회 개최 장소가 대구인 것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교단에 트랜스퍼 한 뒤 맞는 처음 지방회이라 1시간 이상 홀로 운전이 안 되는 나로서 순교적 각오로 참석했건만 이번엔 모임 장소가 부산이라는 공지를 보고 뜨악했습니다.

부산 오륙도까지의 거리가 311km, 자가 운전을 해서 논스톱으로 갈 경우 소요되는 시간이 3시간 39분이라는 내비게이션의 알림 표시가 제 눈에 띠었습니다. 정기 지방회에 참석을 해 보니 제천세인교회가 섬겨야 할 일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마땅히 소속된 지교회의 목사이기에 모임에 참석해서 교제하며, 섬겨야 할 일들을 해야 하는 것임을 잘 알지만, 공문과 내비게이션의 알림을 보는 순간, 생각했습니다.

죽어도 못 감” (ㅠㅠ)

만에 하나, 사명감으로 지방회 교역자 모임을 참석하면 전례를 비추어 볼 때 분명히 일주일은 몸살을 앓아야 할 것이 자명하기에 욕을 먹어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교단의 남부 지방회에 속해 있습니다. 교단 자체가 크지 않은 탓에 남부 지방회의 필드가 충청남북도, 경상남북도, 대구, 울산, 부산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역입니다. 교단 소속 목사로 성실하게 주어진 섬김을 잘 감당하겠다는 각오로 교단 가입을 마쳤는데, 아무리 그래도 경상도 지역에서의 모임은 앞으로도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사석에서 신학교 동기에게 농담으로 지방회 교역자 모임이 부산 오륙도에서 열린다고 하니 장난치기 좋아하는 짓궂은 친구가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 목사, 나하고 교회 바꾸자. 난 여행하는 게 너무 좋은 데 부산이면 더 좋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10월에 총회가 있다는 데 지방회 소속 변경을 신청해야 하나 싶습니다. (ㅎㅎ) 충청북도 제천에서 부산은 멀어도 너무 멉니다.

팁 하나, 직전 교단에 있을 때 충북지방회가 제천, 충주, 음성이었는데 그때도 지방회 참석을 잘 하지 않은 걸 보면 저는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데에 가는 걸 태생적으로 싫어하나 봅니다.

아내가 언젠가 웃으며 제게 이렇게 놀렸습니다.

당신은 목사 되지 말고 산에 들어가 스님이 되었으면 더 잘 했을 거야.”

오륙도, 아무리 생각해도 캄캄합니다. 미안합니다. 못 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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